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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스토리를 기억하시나요? 추억여행과 즐거움, 거기에 깨달음을 줬던 장난감들의 이야기가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던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이 애니메이션을 감독한 존 라세터라는 인물에 대해 오늘 포스팅을 의미 있게 채워보고자 합니다. 

존 라세터의 탄생

자동차 판매원 아버지와 미술선생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존 라세터는 자동차나 연애에 관심을 가질 10대가 되었어도 어릴 때부터 봤던 만화영화에 여전히 빠져 살았습니다. 애니메이션이란 직업에 대해 인지하게 되면서 월트 디즈니 컴퍼니에 입사를 꿈꾸며 달려왔던 그는 드디어 월트디즈니 프로덕션에 입사해 애니메이터로 출발하게 됐습니다. 다만 경영진들의 입김에 좌지우지되는 업계 현장을 보고 딜레마에 빠졌던 그에게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트론(1982) 영화를 보고 CG에 대한 새로운 눈을 떴습니다. 일찌감치 CG애니메이션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있던 라세터는 디즈니 측에 이러한 비전을 어필했지만 디즈니 측은 뜨뜻미지근한 반응과 함께 컴퓨터가 2D애니메이터들의 일자리를 위협할지도 모른다며 라세터를 디즈니에서 해고했습니다. 다행히 라세터는 컴퓨터 그래픽팀을 운용하는 루카스 필름에 입사하게 됐고 그 당시 루카스 필름 또한 CG애니메이션에 대한 비전을 바라보고 있었죠. 그 상황에 훌륭한 스토리텔러 능력을 지닌 라세터가 합류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CG 애니메이션 작업에 뛰어들었습니다. 단편 애니메이션을 제작해 애니메이션 업계에 CG의 가능성을 어필하는 데 성공하며 스티븐 잡스가 있는 픽사의 후원 아래에 전에 제작한 틴 토이를 장편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로 개봉했습니다. 바로 3D애니메이션의 시대가 열린 것이죠. 스티븐 잡스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픽사의 수장으로 발탁되며 수많은 걸작 CG 애니메이션의 제작을 지휘했습니다. 2006년 월트디즈니가 픽사를 인수하며 존 라세터는 쫓겨났던 월트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수장으로 우뚝 섰습니다. 그가 디즈니에 수장으로 컴백하면서 가장 먼저 손을 댄 것은 경영진의 통제에 애니메이터들이 좌지우지되는 환경을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영화 제작가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면서 수많은 성공작들이 나왔습니다. 겨울왕국의 프로듀서와 빅 히어로의 프로듀서는 라세터의 열정적인 지원이 스튜디오의 변화를 이끌어냈고 이는 성공적인 요인이 됐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자신을 쫓아냈던 회사가 맞닥뜨린 위기를 자신의 손으로 직접 해결한 셈이죠. 인생은 정말 알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토이스토리

와! 너 지금 날고있어! 이건 나는 게 아니야 멋지게 추락하는 거지! 이 대사 기억하시나요? 언제나 들어봐도 정말 머리를 탁 치게 만드는 멋진 대사인데요. 존 라세터가 CG애니메이션의 선구자로서 세상에 내놓은 토이스토리 시리즈에 대해 간단하게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토이스토리 1(1995)에서 앤디라는 소년이 가장 좋아하는 카우보이 인형인 우디가 새로운 장난감인 우주 순찰대 버즈라이트이어를 질투하며 라이벌 관계가 되지만 어떠한 사건으로 앤디와 떨어지게 된 둘이 집으로 돌아가는 여정을 통해 라이벌에서 친한 친구가 되는 스토리입니다. 이 영화는 최초의 장편 컴퓨터 애니메이션으로 글로벌 박스오피스를 무러 3억 7,300만 달러를 벌었습니다. 토이스토리 2(1999)에서 우디는 탐욕스러운 장난감 수집가에게 납치되면서 사건이 시작되는데요. 버즈와 다른 장난감들이 우디를 구조하기 위해 일어나는 해프닝과 자신의 기원에 대해 알게 되며 그곳에 머무르려다 자신의 진정한 자리는 친구들과 함께라는 것을 깨닫는 스토리입니다. 토이스토리 3(2010)에서는 대학생이 된 앤디가 장난감을 어린이집에 기증하는데 천국같을줄 알았던 곳이 롯소라는 악당 테디베어에 의해 지옥으로 변하게 되면서 우디와 버즈 일행은 탈출을 시도하는 여정과 새로운 어린 소녀를 만나며 앤디와 장난감들 서로가 성장의 밑거름이 되는 이별을 하게 됩니다. 시즌 3은 어린 시절에서 어른이 된 저에게 여러 의미로 다가오는 작품으로 저의 자녀와도 감상을 하며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답니다. 토이스토리 4(2019)는 우디는 새 주인인 보니가 점점 자신에게서 멀어지는 상황에 처하면서 겪게 되는 자아상의 변천사를 다양한 인물들과 사건으로 알차게 보여줬습니다. 우디 역을 맡은 톰 행크스는 토이스토리 4의 마지막 장면 녹음을 하다가 감정이 북받쳐 올라 겨우 힘겹게 녹음을 끝마쳤다고 합니다. 이미 3편에서도 완벽했던 그래픽이 4편에서는 실사화 수준으로 더욱 성장했으며 우디, 보핍의 천재질, 버즈라이어트의 흠집난 플라스틱표면, 포키의 눈 주변에 있는 접착제 등 정밀한 재질묘사가 아주 돋보였습니다. 우디, 버즈, 그리고 친구의 캐릭터는 아이부터 어른 그리고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사랑을 골고루 받는 대중문화의 아이콘이 됐으며 현재도 다양한 팬시아트로 제작될 정도로 캐릭터의 인기가 여전합니다. 단순히 볼거리에 그치지 않고 유머와 우정, 성장 등 깊은 감정적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여 어른들마저 공감과 감동을 받는 것이 매력적인 애니메이션 시리즈입니다. 

뒷 이야기

픽사와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CCO 즉 창작 전문 총괄자였으며, 토이스토리로 CG애니메이션 시대를 연 장본인이었던 존 라세터는 셀 애니메이션의 세상을 끝장낸 사람이라는 평을 듣기도 했습니다. CG전문가가 아니라 애니메이션 제작을 배운 2D애니메이터 출신이기 때문에 굉장히 속상해했는데요. 그게 계기가 됐는지 픽사와 디즈니의 합병 후 2D 제작팀을 끌어모아 공주와 개구리, 곰돌이 푸 2011을 제작하는데 공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페이퍼맨 작품은 3D로 셀 애니메이션 특유의 평면적인 느낌을 표현했고, 말을 잡아라 작품에서는 미키마우스의 비현실적인 움직임을 3D로 만들었고 2D와 3D사이를 자연스럽게 오고 가는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라세터가 지브리 스튜디오 측에 2D애니메이션을 포기하지 않기를 부탁하기도 했지만 지브리마저 애니 제작팀을 해체하면서 2D애니메이션의 앞날이 매우 걱정스러운 상황이 됐습니다. 라세티는 차덕후로 쉐보레 판매원이었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어릴 적부터 차를 좋아했다고 합니다. 차덕후답게 애니메이션 카 시리즈를 감독했고 영화 내에서도 존 라세타이어라는 이름으로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다음에 전해드릴 이야기는 그가 지나왔던 엄청난 행보와는 전혀 반대의 사건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존 라세터는 2017년 말 성범죄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이후 그간 해왔던 부적절한 언행과 성추행이 있었다는 미투가 쏟아져 나왔고 본인도 인정하며 6개월간 회사를 떠날 것을 선포하고 토이스토리 4의 연출자리에서도 물러났습니다. 결국 2018년 존 라세터는 디즈니에서 퇴출당하고 맙니다. 하지만 1년도 채 안돼 스카이 댄스 애니메이션 팀의 수장으로 재취업했다고 합니다. 할리우드 제작자 데이비드 앨리슨이 설립한 스카이 댄스는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스타트렉 시리즈를 제작한 곳입니다. 스카이댄스 애니메이션 럭에서 더빙을 맡으려고 했던 엠마 톤슨은 존 라세터의 영입에 반대하며 하차했습니다. 많은 논란 속에 그가 만들어낼 이야기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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